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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만끽! 멀리 멀리 졸업여행 특집


그토록 바라던~ 시간이 왔어요~ 지금껏 학업에 떠밀려 한 번도 제대로 놀아보지 못한 우리 열여덟의 청춘들은 이제 해방이다. 수능이라는 커다란 관문 이후 무한한 시간의 홍수 속에 빠져 그들은 실컷 늦잠을 자고, 밤새 영화를 보고, 친구들과 시답잖게 시간을 보내면서도 행복했을 테지만, 아마 지금쯤이면 슬슬 놀 거리도 떨어져 갈 것이다. 이번 주에 대부분의 전국 고교 졸업식이 치워진다. 졸업식을 마치고 학교 정문을 나서고부터 3월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기까지는 풀어진 마음의 정리와 동시에 새 다짐을 해야 할 시기. 누구보다 서로를 공감했던 친구와 손을 맞잡고 이 나라의 가장 먼 곳까지 졸업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가벼운 주머니와 넘치는 에너지, 젊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은 여기서 시작된다.

                    
                
 

졸업여행이 가지는 의미

 

요즘 학교 차원의 단체 졸업여행은 사라지거나 당일치기의 현장학습 정도로 축소되는 추세로, 개인차원으로 기념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더욱 졸업여행은 더욱 의미가 있다. 이제 갓 성인이 된 새내기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하는 독립심, 너무나도 빡빡했던 그동안의 학창시절을 잘 견뎌낸 스스로 주는 상, 또한 녹록지 않을 사회에 발을 내디딜 각오. 이 세 가지가 모두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 해남 땅끝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

 

끝으로 끝으로

 

부모님의 품을 떠나는 첫 경험, 왠지 멀리멀리 떠나고 싶다. 또한, 자고로 여행의 설렘에는 출발에서 도착까지의 시간이 큰 몫을 하기에, 엎어지면 코 닿는 곳은 영 기분이 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은 크지 않은 나라지만 어린 나이엔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지천일 것. 멀리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 버스로 다섯 시간만 달려 봐도 이제 충분히 왔구나 싶을 것이다. 바다와 산 넉넉한 인심이 있는 남도로 눈을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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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 땅끝 전망대, 땅끝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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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거리가 풍부한 통영의 별미 충무김밥

익숙한 이름, 땅끝마을 해남은 한반도 최남단에 있어 멀게 느껴져도 시간만 들이면 대중교통으로 편하게 갈 수 있는 도시다. 땅끝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해남 갈두산 아래 갈두마을을 둘러 횃불을 닮은 땅끝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다도해가 한눈에 펼쳐지고 운이 좋으면 한라산을 볼 수도 있다. 해남은 곳곳에 적혀있는 시들이 인상적으로, 한 구절씩 되새기며 살아온 땅끝에서 새 시작을 다짐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기다리는 곳이다.

해남이 전남의 끝이라면, 경남에는 통영이 있다. 특히 통영은 날이 쌀쌀할수록 굴 요리, 해물 뚝배기가 맛있고, 꿀 빵, 충무김밥 등 먹거리가 많은 곳이라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하다. 또 동피랑 벽화 마을과 이순신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도 말이 필요 없는 재미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여행

 

교과서에 나오는 지명들, 명물들의 이름을 열심히 외우고 공부는 해왔지만 실감하지는 못하는 요즘 학생들. 이제는 몸으로 체험하고 느껴보며 즐거워할 일만 남았다. 함께 책상머리에서 동고동락하던 친구와 함께하니 그 재미는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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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내 유람선을 타고 목포를 둘러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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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가 아름다운 보령, 갈매기 떼가 장관을 연출한다.

한반도 서남쪽 끝에 위치한 목포는 서울에서는 버스로 4시간 정도, 부산에서는 광주 터미널에서 환승을 포함에 약 4시간 30분을 잡으면 닿을 수 있다. 수천 개의 섬이 분포한 서남해의 중심도시인 이곳에는 숭어떼가 노니는 수로를 따라 카누를 탈 수 있다. 이는 본래 섬이었던 산학도 간척사업에 따라 생긴 것으로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하다. 더불어 미리내 유람선을 타고 바다와 도시를 두루 여행할 수도 있다.

 

충남에도 바다를 품은 도시, 진흙축제로 유명한 보령이 있다. 진흙을 바를 시즌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즐길 것들이 있다. 대천항과 청천 저수지는 각각 바다낚시와 민물낚시에 제격이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감성돔과 토종붕어가 잘 잡히는 월척 포인트라고 하니 갑자기 승부근성이 있다면 첫 낚시를 이곳에서 시작하는 건 어떨까. 해방 기쁨을 하늘을 날면서 느끼고 싶은 이들은 행글라이딩과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는 활공장을 찾아도 좋다. 보령을 한눈에 담는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졸업여행 하면? 제주도지!

 
  • 흰 백사장과 현무암의 조화가 아름다운 제주 우도 해변

빼려야 뺄 수 없는 국내 최고의 여행지 제주도는 학생들도 이미 수학여행, 가족여행으로 한 번쯤은 가 봤을 것이다. 하지만 성인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이 시점에서 천혜의 자연과 함께하는 친구를 곁에 두고 느끼는 점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최근에는 저가항공사 덕분에 제주도행 교통비가 현저히 줄어들어 큰 부담이 없다.

 

떼로 몰려다니며 봤을 민속촌, 박물관, 식물원 기타 등등의 여행지도 물론 의미 있는 곳들이지만 제주의 참 멋은 자연환경 속에 있다. 검은 돌과 하얀 백사장이 어우러진 야트막한 해변을 마주하면 처음엔 지중해에 있는 듯 착각이 들고 그다음엔 우리나라의 자연에 자긍심을 느낀다. 또 제주의 작은 산과 같은 오름에 오르면서 생각의 정리를 할 수도 있고, 정상에서는 지질공원 제주의 화산지형에 감탄할 것이다. 풍부한 해산물로 만든 토속음식도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준다.

 
  • 제주의 오름은 높지 않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졸업여행은 화려하지 않은 것이 묘미다. 집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마냥 설렐 나이 아니던가. 넘치는 에너지만 있으면 당당히 떠나는 일만 남았다. 모든 게 끝난 듯 안도감도 들겠지만 실은 새로 시작하는 충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 거울 보는 것 마냥 똑같이 늘어져 있는 친구를 부추겨 어서 출발하자. 졸업여행, 지금이 아니면 다신 떠날 수 없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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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황은비 취재기자

발행2015년 02월 1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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