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처럼 선비의 지조가 가득한 추사고택(秋史古宅),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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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처럼 선비의 지조가 가득한 추사고택(秋史古宅)


꽃이 피고 지나, 바람이 불고 잔잔해지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자연뿐일까. 올곧은 성품과 그 성품을 빼닮은 필체 또한 그렇다. 필체는 학문의 시작이자 그 사람의 성품을 대신하는 것이다. 한 획을 그어 내려가는 데 인품이 담기고 붓끝으로 기품이 따라 흐른다. 위와 같은 설명이 가장 알맞은 인물을 꼽자면 추사 김정희를 뽑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어린 김정희가 굵고 가늘기의 차이가 심한 필 획과 각지고 비틀어져 보여 마치 그림을 그린 것 같은 글씨를 쓰던 그의 고향, 추사고택이다.

                    
                

올곧은 성품과 그 성품을 보여주는 명필가 추사 김정희

  • 추사고택은 추사 김정희의 꼿꼿한 기상과 성품에 매력을 느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고택이다.

    추사고택은 추사 김정희의 꼿꼿한 기상과 성품에 매력을 느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고택이다.

추사고택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이자 추사체라는 서체로 유명한 명필 김정희(1786~1856) 선생의 생가다. 추사는 조선왕조 후기의 실학자이자 대표적인 서예가다. 북한산 기슭의 비석이 신라 진흥왕 순수비임을 고증을 통해 확인했고 서예 사상 최고의 경지를 이룩한 인물이다. 국보 180호인 새한도는 김정희의 최고 명작으로 꼽힌다. 원래 이곳은 99칸의 대저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채, 사랑채, 문간채, 사당채 정도만 남아있다. 예전의 99칸의 웅장함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추사고택이 풍기는 기품은 과거의 화려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 자연 속에 호젓이 자리 잡은 추사고택의 모습. 소박하지만 단아한 기품이 느껴진다.

    자연 속에 호젓이 자리 잡은 추사고택의 모습. 소박하지만 단아한 기품이 느껴진다.

추사 고택은 서예가의 집답게 방마다 편액이 걸려있다. 추사가 좋아하는 글귀들은 주련(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글씨)으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모든 글씨를 섭렵한 추사는 자신만의 글씨체를 고안했는데 바로 추사체다.

추사고택의 대문에 들어서 마당을 기준으로 보면 동쪽에 사랑채, 서쪽에 안채가 배치되어 있고 안채와 대청은 동향, 사랑채는 남향이다. 사랑채는 ‘ㄱ’ 자형으로 가운데 있는 문을 열면 방이 하나로 연결되는 구조다. 안채는 ‘ㅁ’자 구조로 육간대청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봄볕 가득 마당의 새싹을 깨우면 집안에 새로운 계절에 태동하듯 푸릇푸릇한 기운이 한껏 돋아난다.

대청 양옆으로 안방과 부엌이 반대편에는 안사랑과 작은 부엌이 배치되어 있다. 추사고택은 지어질 당시 한양에서 목수를 직접 불러다 만들어 문과 창 그리고 이동 동선을 최소화시켜 실용적으로 만든 집이다. 각 기둥에 붙어 있는 주련에는 추사의 글씨가 붙어있고 방마다 다양한 창살의 문양은 아름다움을 더한다.
 

  • 정갈한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사랑채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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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판들 중심에 걸린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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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갈한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사랑채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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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판들 중심에 걸린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여기에 특이한 점은 안채의 문이 우물과 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집안일로 힘든 부녀자들의 우물 출입을 편하게 해주기 위한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사랑채 앞 정원에는 ‘석주(石柱)’라고 쓰인 돌기둥을 볼 수 있는데 이 돌기둥은 김정희 선생이 해시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실학자로서의 김정희 선생의 면모를 엿볼 수 있고 사랑채 현판에는 김정희 선생이 직접 쓴 글씨가 걸려 있어 서예가로서의 면모도 함께 드러난다. 

사랑채에는 현판이 줄지어 걸려있다. 이 글씨들 사이 정중앙에는 선비 ‘추사 김정희’의 절개를 보여주는 ‘세한도’의 복사본이 걸려 있다. 화선지에 묵으로 모든 것을 비우듯 그린 그림 ‘세한도’. 필 획의 감각만으로 그려진 이 그림은 집 한 채와 주위에 소나무 두 그루가 대칭을 이루며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다. 간략하지만 비움으로써 모든 것을 담아내는 아름다움의 백미를 보여준다.
 

  • 고택 기둥에 현판이 줄지어 걸려 있다. 현판에 쓰여있는 문구에서 선비의 절개가 느껴진다.

    고택 기둥에 현판이 줄지어 걸려 있다. 현판에 쓰여있는 문구에서 선비의 절개가 느껴진다.

추사고택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정조가 내린 ‘화순옹주 정려문’이 있으니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추사 김정희가 ‘세한도’를 그리며 세웠을 선비의 강직하고 올곧은 정절만큼 화순옹주의 정절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화순옹주는 조선 시대 왕실에서 나온 유일한 열녀다. 추사고택은 대대로 후손이 살았으나 1968년 타인에게 팔렸다가 충청남도가 다시 매입해 1976년 문화재로 지정했다. 추사고택의 주변에는 추사기념관, 추사체험관, 추사 김정희의 묘 등이 자리하고 있어 추사의 생애와 다양한 업적을 확인할 수 있다. 추사 고택에서는 역경을 이겨낸 김정희 선생의 선비정신을 읽을 수 있다.
 
계절이 익어가는 시간, 사각거리는 연필 한 자루 들고 추사고택을 찾아보자. 초라한 집 한 채에 고목 몇 그루가 그려진 그림에 오래도록 서로를 잊지 말자는 뜻을 담아 보낸 김정희 선생의 연분홍빛 마음을 좇아 조용한 고택에 덜컹이는 필통을 열어 그리운 이에게 정성 담긴 엽서 하나 보내고 나면 깊숙이 숨겨 왔던 마음에도 분홍빛 복숭아꽃이 슬며시 피어날 것이다.
 

*주변관광지
 
수덕사
수덕사를 찾는 이유는 이곳의 대웅전을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덕사 대웅전은 안동 봉정사의 극락보전과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과 함께 고려시대 만들어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목조 건물이다. 이는 국보 제 49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국고건축박물관
우리나라 최고의 장인 중 한 명인 전흥수 대목장이 사재를 털어 1998년 완성한 한국고건축박물관은 건축물의 요람으로 꼽힌다. 10분의 1 크기로 정밀하게 복원한 우리나라 유일의 숭례문 모형을 비롯하여 20여 국보급 옛 건축물이 전시되어 있다.
 
덕산온천
덕산온천은 1917년 일본인 안정(安井)에 의해 처음으로 탕을 이용한 온천이 개장했다. 덕산온천에는 게르마늄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근육통, 관절염, 신경통, 혈관순환촉진, 피하지방 제거와 세포재생을 촉진 효능이 있다. 매년 250만 명이 찾고 있는 예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소소하지만 그 마저 선비를 닮은 추사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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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하지만 그 마저 선비를 닮은 추사고택
  • 고택의 입구는 절개를 지녔다.
  • 추사고택에 세워져있는 해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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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과 나무 속 고택이 품고있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절개를 만나러 가보아요! 고택 곳곳에 서려있는 그의 기운이 온몸에 전해올 거예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7년 11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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