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최고의 명당 계룡산
 

멀리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산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계룡산. 하지만 사람은 겉만 보고는 알 수 없다는 말처럼 계룡산에 들어가 보면 역시 사람이든 산이든 그 내면을 들여 보아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골짜기와 암벽, 조화를 이루는 바위와 꽃들의 아름다움이 계룡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한다.
 
예로부터 많은 풍수가는 계룡산의 지리를 최고의 명당으로 꼽았고 통일신라 시대에는 우리나라 4대 산이라 부를 정도였다. 거기에는 계룡산의 지리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한몫했는데, 산의 지맥이 삥 돌아서 본 산과 맞서는 모습인 화룡 고조의 형세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이한 산세는 매우 진기하고 영험하게 여겨졌다. 그래서인지 계룡산의 정기를 이어받고자 하는 많은 사찰이 창건되기도 하였다. 계룡산의 동·서·남·북에는 동학사, 갑사, 신원사, 구룡사 등 4대 사찰이 있다.
 
계룡산은 구곡구천과 산이 스치며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고려 때부터 수도로 삼고자 하는 이가 많았고 주로 권력층보다는 청렴한 선비나 백성이 지지했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천도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조선이 건국되면서였다. 계룡산의 정기와 풍수가 어찌나 좋았던지 이성계가 조선 건국 후 계룡산 일대를 수도로 삼으려 했을 정도다. 계룡산 남쪽 신도안을 천도 후보지로 정해 1년여 간 궁궐 공사를 위해 목재와 석재를 운반하며 공사를 준비하였지만, 국토 남쪽에 치우쳐 있다는 의견으로 중지되었다. 지금도 궁궐을 짓기 위한 준비과정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주초 석을 통해 알 수 있다. 주초 석에는 일렬로 흠집이 나 있는데 쓰기 좋은 크기로 다듬어지고 가공되어 있어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백암동 계곡에서 상·하수 시설 등 도시 개발의 기반 사업을 위한 모습이 남아 있어 당시의 생활상과 기술력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계룡산의 매력
 

계룡시는 조선의 태조인 이성계가 도읍을 지으려고 했던 곳이다. 당시 계룡산 남쪽의 신도안에는 천도의 흔적으로 신도안주초석이 남아있다. 이곳은 천도 후보지로 정해져 1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궁궐 건축에 필요한 자재를 운반하다가 중단되었다. 그 이유는 신도안은 한반도의 남쪽에 치우쳐있고 풍수지리상 고려의 도읍인 개경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곳에 지어질 뻔 했던 궁궐의 주춧돌로 쓰기 위해 가져다 놓은 주초석 중 남아있는 115개는 충청남도에서 지정한 지방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계룡산은 곳곳이 능선이고 가파른 산봉우리들이 솟아 있어 등산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기에도 좋다. 유명한 등산로는 8개가 있는데 코스마다 계룡산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여러 번 방문해도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등산 코스는 계룡시에서 공주시로 이어지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인데 동학사에서 출발해서 다시 동학사로 돌아오는 코스, 동학사에서 출발하여 갑사로 가는 코스, 동학사에서 출발해서 신원사로 가는 코스, 동학사에서 출발하여 신도안으로 가는 코스가 있다.
 
천황봉은 높이 845m로 계룡산의 주봉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그다지 높게 느껴지지 않지만, 시내에서 바라보는 계룡산은 우뚝 솟아 있어 그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여 계절마다 각기 다른 색으로 물들어 가는 계룡산의 매력은 언제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특히, 아침 해가 솟아오르는 모습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새해를 계룡산에서 맞이하기 위해 찾아오는 방문객이 많다. 계룡산의 정기를 받으며 시작하는 새해는 가슴에 용기와 희망을 주며 계룡산의 수려한 산세와 설경의 모습을 배경으로 삼아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눈 덮인 계룡산의 설경은 은선 폭포의 물줄기가 얼어 신비한 얼음폭포의 모습을 중심으로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