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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그 찬란한 단어 아래


한민족.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땅에 삶의 터전을 꾸리고 있으며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이들을 이렇게 이른다.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뒤로부터 그야말로 상전벽해, 천지개벽이라 부를만한 변화들을 끊임없이 겪어 온 우리나라. 스쳐간 사람들도, 스쳐간 일들도 셀 수 없이 많을 터인데도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이름들이 있다. 우리나라와 우리 민족을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들, 우리나라를 안팎으로 지키고 위상을 드높였던 사람들. 우리들의 뿌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 보자.

                    
                

한민족의 뿌리를 말하다

  • 전라남도 해남군의 단성전에 한민족의 시조, 단군의 동상이 위풍당당하다.

환인의 서자인 환웅의 아들, 이 땅에 세워진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왕. 단군 왕검은 우리 민족의 시조라 불리는 인물. 고조선을 다스렸던 시간만 1,500여 년이라 전해지니, 조상들에게 단군이 얼마나 신성한 존재로 평가받고 있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화’에 가까운 역사를 어디까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개인의 몫이겠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신화의 여러 면모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면 조금 더 재미있지 않을까.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전국 곳곳에는 20여 곳에 달하는 단군 성전이 있으며, 그 위치 또한 전국에 퍼져 있으니 가까운 곳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매년 개천절에는 각 단군 성전에서 단군제례가 열리니, 올해 달력에 여행 계획을 표시해 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

그 시대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환인에게서 환웅으로, 다시 환웅에게서 단군에게로 전해진 홍익인간의 사상은 오래도록 한민족의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위하고, 또 위하는 그 거룩한 마음을 어찌 쉬이 헤아릴 수 있을까. 

  • 세종대왕릉이 자리하고 있는 경기도 여주시에서는 세종대왕숭모제전이 열리기도 한다. 

널리 이롭게 한 선조를 꼽으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선 세종대왕을 떠올릴 것이다. 글자를 몰라 크고 작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백성을 위해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한민족의 문자, 훈민정음을 창제한 조선의 성군, 세종대왕. 세종대왕과 함께 여행하고 싶다면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위치한 서촌의 세종마을과 동대문구의 세종대왕 기념관, 경기도 여주시의 세종대왕릉을 추천한다. ‘세종마을’이라는 마을의 이름은 1397년, 이곳에서 세종대왕이 탄생한 것에서 착안한 것. 세종대왕 기념관에서는 세종대왕의 업적들을 돌아볼 수 있고, 세종대왕릉에서는 합장릉 앞에 고개 숙이며 감사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으니, 이만하면 세종대왕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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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에는 구암 허준의 업적을 돌아볼 수 있는 허준박물관이 건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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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래구의 장영실과학동산은 과학 꿈나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

한민족을 위한 의술을 펼쳤던 허준의 생을 엿볼 수 있는 여행지를 찾고 싶다면 서울 강서구의 허준박물관, 경상남도 산청군의 동의보감촌 등이 추천할만한 곳이다. 혹여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꿈나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충청남도 아산시와 부산 동래구 등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곳들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조선의 위대한 과학자였던 장영실. 그의 업적과 발명품들을 보고, 듣고, 만지는 동안 한민족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편해지기를 바랐던 그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릴 수 있었다면 이번 여행도 성공이라 할 수 있겠다. 경상북도 의성군에는 추위에 떠는 한민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목화 씨를 구해 왔던 문익점의 면작기념비가 서 있다.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한민족을 구하라

나라의 안에서 한민족을 위해 평생을 바친 선조들도 위대하지만, 목숨을 바쳐 한민족을 구하려 노력했던 위인들 또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한민족을 위해 온 몸을 던진 이들의 삶을 찾아가 보자.

  • 김유신의 고향인 진천에서는 김유신탄생지를 돌아볼 수 있다.

삼국시대의 명장이라 하면 고구려의 을지문덕과 삼국통일의 주역인 김유신을 꼽을 수 있다. 삼국사기 열전의 두 번째 인물이기도 한 을지문덕은 그 유명한 살수대첩의 주인공. 당대의 중국을 통일하였던 나라인 수(隋)나라와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둔 을지문덕 장군은 하마터면 강대국에 의해 쑥대밭이 될 뻔했던 한민족의 삶의 터전을 지킨 인물이라 할 수 있으며, 서울 광진구 능동의 을지문덕 장군상을 통해 그 기개를 짐작해 볼 수 있겠다. 을지문덕이 삼국사기 열전의 두 번째 인물이 을지문덕이라면, 첫 번째 인물은 김유신이다. 가야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12대손이기도 한 김유신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로 분열되어 있던 한반도를 통일신라로 엮어내는 데에 지대한 공을 세웠던 인물이다. 지금 우리가 통일 신라의 아름다운 문화를 보고 탄성을 지를 수 있는 데에도 김유신의 공이 크다 할 수 있겠다. 충청북도 진천군에는 김유신의 생가 및 태실이 보존되어 있으니, 진천 여행을 통해 김유신의 삶을 엿볼 수 있다. 
 

  • 바다를 굽어보는 충무공 이순신의 모습에서 호국의 결의가 엿보인다.

고려시대의 두 명장으로는 귀주대첩의 강감찬과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명언을 남긴 최영을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서울 관악구의 낙성대공원에는 강감찬 사적이, 경기도 고양시에는 최영장군묘가 있으니 이곳들을 여행지로 추천한다. 조선시대의 명장은 역시 이순신 장군이다. 충청남도 아산시에는 이순신기념관이, 경상남도 남해군에는 이순신영상관이 건립되어 있으며, 전라남도 여수시에는 이순신광장이, 전라남도 진도군에는 우수영관광지가 조성되어 있다. 전라남도 광양시에는 야경이 아름답기로 소문 난 이순신대교가 있으니, 여로에 이곳을 더한다면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한민족, 문화로 꽃 피다

한민족을 ‘아름다운 백의민족’으로 기억되게 한 데에는 민족의 혼을 예술로 승화시킨 숱한 예술가들의 고뇌가 있었다. 한민족을 문화로 꽃 피게 한 예술인들을 찾아 우리 민족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것으로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하는 여행을 마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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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의 가양 1동에는 겸재정선기념관이 건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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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강릉시의 오죽헌박물관에는 신사임당의 생애에 대한 내용이 보다 자세하게 담겨 있다.

예술이라 한다면 겸재 정선과 신사임당을 먼저 소개해야 하겠다. 진경산수화를 개척한 인물인 겸재 정선을 만나고 싶다면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겸재 정선 기념관을 찾으면 되고, 여류시인이자 화가, 율곡 이이의 어머니였던 신사임당을 만나고 싶다면 강원도 강릉시의 오죽헌을 찾는 것이 좋겠다. 조선을 그려낸 예술가들의 삶을 엿보는 동안, 그들의 빛깔이 더해진 듯 여행이 생생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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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북도 영동군에서는 난계를 기리기 위한 영동난계국악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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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륵박물관 앞에 앉아 있는 우륵의 손길을 통해 아름다운 가야금 소리가 전해지는 듯 하다.

우리 음악, 국악을 빛낸 위인으로는 난계 박연을 꼽을 수 있겠다. 충청북도 영동군에는 난계국악기제작촌과 난계국악박물관이 있으며, 매년 가을에 열리는 영동난계국악축제를 통해 난계 박연의 예술혼을 되짚어 볼 수도 있다. 경상북도 고령군을 찾는다면 신라시대의 음악가인 우륵을 만날 수 있다. 우륵박물관 앞에서 고요히 가야금의 현을 매만지고 있는 동상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의 음악이 금방이라도 귀에 들려올 것만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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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을 위해 노력한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정작 이분들의 자취를 찾아가는 여행을 계획해보지는 않았다면 조금은 반성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있게 한 수많은 분들, 그 분들을 만나는 여행이라면 정말 의미 깊지 않을까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7년 10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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