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부가의 그윽한 기품에 취하다, 고성이씨 탑동종택(固城李氏 塔洞宗宅),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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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가의 그윽한 기품에 취하다, 고성이씨 탑동종택(固城李氏 塔洞宗宅)


무릇 사대부가의 기품이란 자랑하지 아니하여도 대문에서부터 자연히 흘러나오는 것이며 가문에서 일하는 종의 얼굴에서 종부의 인품이 드러나는 것이다. 낮은 돌담 하나에서도 가볍지 아니하고 담장 너머 보이는 누마루의 나뭇결은 반질한 윤기 때문에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은 고개를 잠시 돌리기만 해도 실제 당대 내로라하는 집안의 맥을 이어온 고택들을 쉬이 볼 수 있다. 

                    
                
  • 안동 고성이씨탑동종택은 신세동 전탑과 인근 월영교 등을 둘러볼 때 함께 방문하면 좋다.

 
  • 다른 표식이 필요없는 탑동종택

영남산 동쪽 기슭에 작은 계곡과 함께 고택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산중에 자리하고 있어 귀곡 산장의 느낌을 떠오르기 쉬우나 자연과 어우러진 옛집은 꽤 운치 있다. 동남향 방향으로 널찍하게 자리한 고택을 멀리서도 찾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높이 자리한 탑 때문이다. 국보 제16호로 지정된 신세동 칠층전탑이 그것인데 바로 고성이씨 탑동종택을 바로 찾았음을 알려주는 하나의 표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경상북도 안동시 법흥동에 위치한 고성이씨 탑동종택은 중요민속문화재 제185호로 지정된 고택이다. 높은 탑 옆쪽으로 대문채가 나있는데 대문채 앞에서만 해도 고택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영남 유림의 대표이자 조선시대 양반가의 대표적인 양식을 두루 갖춘 탑동종택은 현재까지 고성이씨 탑동파의 후손들이 그 명문을 이어받고 있으며 건물은 조선 숙종 때 이후식이 안채를 건축하며 그의 손자 이원미가 대청을 건축하며 완성하였다. 대청의 북쪽에 위치한 북정은 영조 51년 이원미의 손자인 이종주가, 사랑채인 정우재와 그 곁에 안채가 ‘ㅂ’자인 평면으로 구성된 안채가 놓여있어 종택의 구조를 살펴보는 것도 고택에서의 하루를 머무는 시간 중 꽤 뜻깊은 시간이 된다. 

청기와 뒤로 산이 고택을 감싸고 있으며 앞에는 계류가 흘러 자연환경을 잘 살렸다. 건물 안에는 연못과 아담한 화단이 조화를 이뤄 집 안팎으로 산간저택의 면모를 제대로 꾸리고 있다. 당대 양반가의 자연과 어우러진 고택의 멋을 갖추고 있어 시간이 흐른 지금 전통양식의 보존에 대한 중요도를 인정받고 있다. 

대문채로 들어서 중문간을 들어서면 사각형의 안마당이 나온다. 안마당을 감싸고 있는 안채는 4칸짜리 대청이 자리하고 있으며 안방 3칸과 골방 1칸이 마당 쪽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 앞에는 부엌과 뒤꼍마당이 길게 나있다. 사랑채는 앞면2칸, 옆면 2칸으로 각 마루방과 온돌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루방에는 '정우재'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 담장 너머로 흐르는 가풍

고성 이씨 종택의 네모반듯한 연못 뒤로 나있는 별당 건물은 대청으로 앞면 3칸ㆍ옆면 2칸 규모에 팔작지붕을 하고 있으며 마루방에 '영모당'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대청의 마루방은 바깥에서 들어 열 수 있도록 범살문을 만들어 안과 밖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활용하였으며 보기 드문 양식이라 한다. 집안의 가장 큰 어르신이 기거하던 영모당을 지나면 조상들의 신위를 모시던 사당과 계곡을 향하여 위치한 북정이 나온다. 온돌방 2칸과 마루방 1칸으로 배치된 북정은 계곡 쪽으로 누마루를 돌출시켜 더욱 운치가 있다. 북정은 나무의 낡음이 가장 눈에 띈다. 세월이 빗겨가지 않은 고동색의 나무는 색이 바래졌지만 위태롭지는 않다. 도리어 겨울을 맞이한 고택의 전경과 더 잘 어우러지는 듯하다. 

신세동 전탑 옆을 지나는 사람들은 한동안 고성이씨 탑동종택 앞을 머물다 간다. 미리 기별을 넣고 들르는 것이 예지만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면 후덕하고 인심 좋은 얼굴의 종손이 나와 손님들을 맞는다. 고택은 대문채에서 뒷산을 배경으로 쏙 들어간 건물들을 바라보는 것도 참 멋있다. 현재 운영중인 체험프로그램으로는 전통공예체험으로 한지와 짚풀공예, 목공예, 칠보 등이 있으며 떡메치기와 인절미 만들기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남인세력의 명문가 고성 이씨 종택의 또 다른 곳 임청각이 있다. 아흔아홉칸의 대저택이었던 임청각은 현재 50여 칸만 남았지만 양반집의 면모를 둘러보기엔 부족함이 없다. 임청각은 아홉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하였다고 하며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와 마당의 배치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첨단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를 외치는 이들의 마음속엔 언제나 옛것에 대한 동경과 느림의 미학이 깃들어있기 때문이다. 자연으로 더 가까이 닿으며 그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한옥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자연그대로의 멋을 해치지 않고 어느 것 하나 자연의 숨결이 녹아들지 않은 곳 없는 고택은 조상들의 삶과 얼이 담겨있어 더욱 특별하다. 누구 하나 쉬이 따라할 수 없고 따라가지 못하는 정신은 오래된 집처럼 흔들림이 없다. 수백여 년의 세월의 흔적은 낡은 것이 아니라 숭고한 멋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고택을 문화라 부르기에 고택을 찾는 이들은 몸짓, 언행 하나도 가볍지가 않다. 이것이 사대부가의 정기가 서린 고택에서의 하루의 참된 묘미가 아닐까 싶다.
 

 


*주변관광지

안동호
소양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안동호는 다목적 수자원 개발 사업에 의해 조성되었으며 호수 주변의 자연경관이 수려하다. 안동시 도산면, 예안면, 와룡면, 암동면, 임하면에 걸쳐 있다. 

임청각
보물 제 182호로 지정된 안동 임처각은 고성이씨 탑동종택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피해를 견뎌낸 채 오랜 세월 보존되고 있는 임청각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로 독립운동가를 배출해 낸 집으로 유명하다. 

월영교
길이 387m에 너비 3.6m로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교인 월영교는 다리 한가운데 월영정이 놓여 있어 자연풍광은 물론 월영교에 얽힌 이응태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이다.

국보 제16호로 지정된 고성이씨 탑동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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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보 제16호로 지정된 고성이씨 탑동종택
  • 후손들이 이어가야 할 명문
  • 신세동 칠층전탑과 어우러진 종택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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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계종택

    [트래블스테이] 온계종택

    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종갓집, 온계종택! 이곳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우리의 전통문화와  선비정신이 곳곳에 깃들어 있습니다. 퇴계 이황의 형인 온계 이해 선생이 살던 종택으로 온계 12대손이였던 이인화의 의병활동 당시 이곳을 의병소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1896년 소실, 2005년 복원된 곳이기도 합니다. 아주 옛스러운 멋은 덜하지만 온계종택만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방문한 이에게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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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3년 01월 1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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