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소로 거듭난 도심 투어의 아이콘, 삼청동

서울 사람들에게 삼청동은 어떤 장소일까. 혹은 우리 국민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삼청동은 어떤 곳일까. 확실히 삼청동은 서울 명동이나 강남역 등에 비해 인지도(혹은 방문객 수)가 높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서구 국가 관광객, 일본인 관광객 등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중 하나다. 또 이곳은 우리 국민들 사이에선 젊은 연인이나 대학생 등 주로 20~30대의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는 장소다. 그런가 하면 사진가들의 단골 출사지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삼청동의 매력은 무엇일까. 삼청동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풍스러움과 각 골목의 단아한 매력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분명 강남권의 번잡함 혹은 화려함과는 확연히 다른 삼청동만의 거리 특성이다.
 
삼청동은 명실상부한 서울 강북권 문화 구심점으로 기능하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 그것은 삼청동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종의 아기자기한 소품과 로드숍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이탈리안 레스토랑부터 한정식집까지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이곳 골목의 미식적 특성은 젊은 층의 편향된 입맛은 물론, 음식 선별에 까다로운 중장년층까지 다양하게 끌어들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식 빵 내음과 와인 향기 가득한 서래마을

미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서래마을’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서래마을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주한 프랑스인 거주마을 일대를 일컫는 이름으로서, 비교적 향토적인 명칭과는 달리 강남의 고급스러움을 물씬 풍기는 서울의 대표적 부촌이다.
 
특히 서래마을 골목에는 다양한 맛집이 있는데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국내 고급 빵집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P’ 빵집을 들 수 있다. 이 빵집은 프랑스인 파티쉐가 프랑스에서 공수한 밀가루로 만든 바게트 등, 일반 ‘동네 빵집’에서는 맛보기 힘든 여러 가지 고급 빵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래마을의 또 다른 맛집은 주로 와인바와 프렌치 레스토랑, 이탈리안 비스트로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서래마을은 특히 금요일 밤이 되면 ‘프라이데이 나잇’을 즐기려는 각계각층 소유의 고급 차들이 골목마다 즐비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강남역 등 인근 다른 강남 문화권과는 다소 다른 점이기도 하다. 강남역이나 압구정 등이 종잡을 수 없는 젊은 인파들로 북적이는 곳이라면, 서래마을은 한결 차분하면서도 여유 있는 분위기를 풍기는 30~40대, 그리고 50대 이상 부유층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서래마을 맛집의 특징 중 하나는 다들 고만고만한 규모의 아기자기한 멋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서래마을 자체도 인지도에 비해 지나치게 넓은 구역이 아니므로, 30분 정도 시간 여유를 두고 천천히 걷다 보면 웬만한 맛집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거리를 지날 때 흔하게 스쳐 지나는 고급 차나 담장 높은 집들은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서래마을의 ‘부티’를 장식해주는 오브젝트적 요소들이다. 

 

이태원 프리덤과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

‘이태원 프리덤’이라는 제목의 대중가요는 곡 발표와 동시에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이에 힘입어 이태원이 소재한 용산구의 홍보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 노래가 이토록 사랑을 받은 건 가수의 인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노래가 다루고 있는 이태원의 역동적 분위기에 그만큼 많은 사람이 공감한 탓도 클 것이다.

어느 번화가인들 금요일 밤에 붐비지 않겠냐만, 이태원의 금요일 밤 역시 화려하다. 특히 이곳은 서울의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 있는데, 바로 속속들이 모여든 외국인들이다. 이태원을 방문한 외국인은 물론 관광객인 경우도 많지만, 이 일대에 거주하는 주한 외국인이거나 그들의 지인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태원역 근처 술집(펍; PUB)에 가보면 외국인들이 한국인보다 더 많은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이태원이 밤에만 화려한 것은 아니다. 이태원의 낮 또한 밤 못지않게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특히 이태원역에서 녹사평역에 이르는 뒷길에는 수많은 외국음식점이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이곳에는 브런치 또는 맛집 기행을 하기 위해 모인 젊은이들로 주말 오전부터 붐비기 일쑤다. 이곳에서 영업 중인 외국 음식점으로는 멕시칸 음식, 인도 음식, 프랑스 음식 등 그야말로 다양한데, 이러한 점 때문에 세계 음식의 용광로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한편 정자동 카페거리는 서울 강남과 가까운 경기 성남시의 유명한 맛집 거리로, 이곳 주민은 물론 인근 강남 주민들까지 흡수하는, 명실상부한 분당의 핫 플레이스다. 정자동 카페거리는 여러 카페와 서양식 비스트로, 그리고 세련된 로드숍으로 구성돼 있는데, 여유로운 일요일 오전이면 멋있게 차려입거나 혹은 집에서 갓 나온 듯 편안한 차림으로 앉아 브런치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