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의 흔적을 찾는 강진 여행길, 전라병영성~하멜기념관~병영마을 돌담길,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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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의 흔적을 찾는 강진 여행길, 전라병영성~하멜기념관~병영마을 돌담길


전라남도 강진군은 옛 선조들의 고즈넉한 옛 정취와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다. 길게 늘어선 돌담은 다른 지방의 담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한국의 정서와 네덜란드의 기술로 만들어진 담장 골목'이라는 독특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이 골목, 이역만리에서 온 네덜란드인 하멜이 남기고 간 흔적 중 하나라 한다. 강진에서 하멜의 흔적을 찾고 싶다면, 우선은 전라병영성으로 향해 보자. 

                    
                

하멜이 머물던 자리, 전라병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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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은 전라병영성에서 7년 가량 머물렀다. 

전라병영성은 조선 태종 17년에 설치되어 500여 년 간 육군의 총 지휘부 역할을 담당하였던 곳이다. 이후 동학농민운동 때 소실되고 갑오경장 때 폐영되었으나, 그 성곽이 뚜렷이 남아 있어 지속적으로 복원되고 있는 성이기도 하다. 총 길이가 약 1km에 달하여 천천히 따라 걷기에도  좋은 곳. 홍교와 배진각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는 이곳, 우리 역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이야기가 비단 성으로써의 본래 역할에 관계된 전쟁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지금부터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옛날, 조선 땅에 닿았던 이국인의 이야기다. 트래블피플 모두 '하멜'이라는 이름이 익숙할 것. 하멜표류기로 알려진 핸드릭 하멜(Hendrick Hamel)과 그의 일행들은 무역을 위해 네덜란드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향하다 풍랑을 만나 제주도에 표착하게 된다. 하멜은 일본으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한양에서 강진으로 옮겨와 조선에 머무른 14년의 기간 중 절반에 달하는 7년 동안을 강진에 머물렀다. 이 하멜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행을 병영성 인근에서 즐겨 볼 수 있으니, [트래블투데이]를 따라 강진을 걸어 보자. 


 

담장 너머 하멜의 흔적을 찾다, 전라병영성 하멜기념관

  • 병영마을 돌담길 인근에는 하멜기념관과 네덜란드식 풍차가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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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영마을 돌담길 인근에는 하멜기념관과 네덜란드식 풍차가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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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병영성 인근에서는 네덜란드식 풍차와 하멜 동상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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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품이 어우러진 하멜공예카페의 내부는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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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안에 히딩크 감독의 강진 방문 기념 사진(히딩크 감독 또한 네덜란드 인이다.)이 숨어 있으니, 찾아볼 것!

전라병영성 인근(전라병영성지 입구에서 병영성로를 따라 300여 미터,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홍교로를 따라 100여 미터를 더 이동하면 하멜기념관에 닿을 수 있다.)에서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풍차와 하멜의 동상이 서 있기도 하다. 이곳이 바로 강진의 하멜기념관이 위치해 있는 곳이니, 풍차와 하멜 동상을 발견하였다면 하멜기념관으로 향해 보자.

하멜기념관 옆에는 '하멜공예카페'가 위치해 있으니,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멜의 이름이 붙은 이 카페에서는 '하멜커피'를 마셔볼 수도, '하멜수제쿠키'를 먹어볼 수도 있으니 그 커피와 쿠키가 옛 네덜란드인과 깊은 연관이 없다 하더라도 충분히 기념이 될 만 하다. 뿐만 아니라, 하멜공예카페에서는 흙과 칠보, 염색 등에 대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왕 청자의 고장 강진을 찾았으니 '토우체험' 한 번쯤을 즐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멜공예카페 내에서 강진의 전통공예와 관련된 기념품들을 구매할 수도 있으니, 이 하멜공예카페 또한 하멜을 찾아 떠나는 강진 여행길의 필수 코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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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병영성 하멜기념관에 남은 하멜의 흔적, 그리고 1997년 호르큼시와 맺은 MOU에 대한 증서.

담장을 따라,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당시 하멜이 강진에서 어떻게 생활을 했을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전라병영성 하멜기념관이 있다. 하멜기념관은 하멜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표류기를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강진군이 네덜란드 호르큼 시와 활발한 문화적 교류를 하고 있는 덕에, 이곳에서는 ‘하멜보고서’를 비롯한 17세기 조선과 네덜란드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총 1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70여 점의 유물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하멜기념관은 해설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하멜의 이야기를 더욱 상세하게 들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박물관 안을 돌아보다 보면 하멜이 타고 왔던 동인도 회사의 배, 네덜란드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기들과 하멜의 발 사이즈에 맞추어 제작한 나막신까지를 만나볼 수 있으니, 옛 하멜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에 하멜기념관보다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한국의 정서와 네덜란드 기술의 만남, '하멜 골목'

  • 보통 성인 키보다 훨씬 높은 담장은 돌이 지그재그로 배열되어 있어 견고함을 자랑한다.

하멜박물관의 인근에는 길이만 10km가 넘는 돌담 골목이 있다. 성인들도 밖에서 안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이렇게 높은 골목 사이를 들어가면 정면을 제외하고 보이는 것은 돌담과 집들의 지붕뿐이다. 담을 쌓은 돌들은 다른 지방에 있는 돌담과는 다르게 돌들이 지그재그로 나란히 배치되어 빗살무늬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하멜과 그의 일행들의 손길이 닿은 곳이다. 

하멜은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마을 사람들에게 네덜란드식 담장을 쌓는 법을 알려주었다. 돌을 쌓아올리면서 틈을 메우는 우리나라 방식이 아닌 돌을 15도씩 기울여 지그재그로 쌓아 견고함을 더하고 돌담 위엔 우리나라 기와를 올렸다. 빗살무늬 형태의 담장은 일명 ‘하멜식 담쌓기’라고 불리며, 이 담장을 볼 수 있는 골목 또한 '하멜골목'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네덜란드 방식의 담쌓기 기술과 우리나라 문화가 함께 섞여 있는 돌담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강진 한골목 옛 담장으로 문화재 제264호로 지정되었다. 골목 담장의 높이가 일반 성인 키보다 높은 것은 당시 말을 탄 군관들이 왕래가 많다 보니 담장 안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생활보호를 위해 높이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강진 병영의 하멜 돌담길은 여느 시골 골목길과 닮아있다. 오래된 회색 슬레이트, 녹슨 양철지붕, 기와지붕의 한옥들과 넓게 펼쳐진 갖가지 농작물이 재배되는 밭의 풍경은 정겹기만 하다. 마을 중간에는 개천이 흐르고 좁은 골목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가롭기만 하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거나 잘 꾸며진 마을보다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담장, 지붕, 건물들이 더 감성을 자극하니, 옛 이야기와 함께 떠나는 강진의 여행이 더욱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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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돌담이 끝도 없이 이어진 전남 강진의 하멜 골목! 시골의 정취와 7년 동안 강진에서 생활한 하멜의 생활상도 함께 느껴보는 강진 골목여행, 지금 떠나볼까요?

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6년 11월 2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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