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아준 한산도대첩

충무공 이순신은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의 정신으로 조선에 침입한 왜적들을 물리쳤다. 그때 육지에서는 조선군의 패전 소식만 들렸지만 이순신의 수군은 달랐다. 조선의 수군보다 몇 곱절 이상 많았던 일본의 수군을 상대로 당포, 당항포, 율포 등에서 연일 승리를 거두고 있었다. 이에 일본은 조선의 육지에서 활동하던 와키사카를 일본 수군에 편성하고 병력과 장비를 증강했다. 그러나 이순신의 수군은 일본의 대군을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한 후 학익진 공격을 감행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한산도대첩으로 일본의 수군이 거의 전멸했던 대단한 전투였고 오늘날에 진주대첩, 행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의 3대 대첩으로 불리고 있다. 
 

거북선은 이순신의 업적으로 손꼽히는 장비이다. 이순신이 직접 고안하고 설계하여 만든 거북선은 1500년대에 볼 수 없는 배로 조선 함대의 주력선이었던 판옥선의 갑판 위에 철판을 덮고 다시 그 위에 칼을 설치하여 적이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 또한 거북선은 당시 동양에서 볼 수 없었던 갤리선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판옥선의 철갑과 노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갤리선의 형태 덕분에 적극적으로 적진으로 돌파하여 일본 수군의 배를 침몰시켰다. 이러한 거북선은 한산대첩을 진행하는 통영시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거북선을 재현한 배가 늠름한 모습으로 통영 앞바다에 떠 있기 때문이다. 

 

한산선 달 밝은 밤에

통영한산대첩축제는 매년 8월에 진행되고 있으며, 그 시작은 1962년 한산대첩기념제전이라는 이름의 행사다.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던 작은 행사는 올해로 벌써 55회째를 맞이한 유서 깊은 축제로 발전했다. 축제의 시작이 이순신 장군의 업적인 한산도대첩을 기념하는 것으로 시작한 만큼 이순신이 거처했던 제승당, 이순신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충렬사, 이순신공원 등 통영 일원에서 진행된다.
 
단순한 한산도대첩을 기념하는 행사라면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끌었을까. 통영한산대첩축제는 당시 한산도대첩의 역사적 현장을 웅장하게 재현한다. 삼도수군통제사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수군을 모두 통영 앞바다에 집결시키고 군사와 장비를 점검하는 군점 행사와 통제사의 행렬의 재현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뗄 수 없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이것은 마치 1,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관객 수 1위를 기록했던 영화 ‘명량’을 실제로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또한 정조 시대의 무예고서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전통무예를 보여주는 통제영 전통무예 시연과 거북선 출정식 등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프로그램도 많기 때문에 조선 수군의 위엄을 몸소 느낄 수 있다.
 

보는 재미만 가득한 것이 아니다. 통영한산대첩축제는 전시마당과 체험마당, 참여마당을 운영하여 관광객과 축제의 소통을 독려한다. 전시마당에서는 통영한산대첩축제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사진 전시와 통영 나전칠기 전시회, 통제영 12공방 전시 등이 열려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체험마당은 이순신 장군 어록 목판 찍기, 장군탈 만들기, 조선수군훈련 체험, 통영함 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참여마당에서는 축제 행사 기록 사진 온라인 공모와 축제 참가 인증샷 온라인 이벤트, 자유거리 공연, 이순신 투어 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다채로운 재미를 모두 품고 있는 통영한산대첩축제, 남녀노소가 좋아할 축제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