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를 만날 수 있는 곳, 파주 이이유적

파주시 법원읍 자운서원로 일대는 조선 중기 대학자이며 경세가인 율곡 이이 선생의 유적지가 있는 곳이다. 파주 이이유적 안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들은 율곡 이이 선생에 대한 ‘전반적’인 것인데, 율곡 이이 가족묘, 율곡 이이의 학덕을 기리는 자운서원과 율곡 선생 신도비, 마지막으로 율곡 선생의 유품과 일대기를 전시하고 있는 율곡기념관이 되겠다. 이만하면 율곡 이이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 파주 이이유적이라 헤도 과언이 아닐 것.
 

파주 이이유적을 방문했을 때에는 먼저 율곡기념관에 들르기를 추천한다. 경기도 율곡 교육 연수원에 붙어 있는 율곡기념관은 다른 이이 유적들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으니(도보로 5분 정도), 이에 유의토록 하자. 율곡 선생에게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에서의 공과 같이 어린아이도 누구나 들으면 알 만한 굵직한 일화가 없으니 이 율곡기념관에서 율곡 선생의 일대를 돌아보는 것이 파주 이이유적 탐방에 도움을 줄 것이다. (없다 하면 틀린 말이기는 하나, 상대적으로는 없다고 일단락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율곡 선생은 강릉에서 태어나 파주에서 성장했다. 그는 조선의 선비들 중에서도 학구열이 매우 높고 총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홉 번이나 장원 급제를 했다는 것으로 대표되는 그의 일화는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놀라운 것뿐이다. 퇴계가 이룩한 조선 성리학을 토대로, 율곡 선생은 성리학을 조선에 발붙이게 만들었다. 이후에도 조선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그의 일대기는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으니 율곡 선생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일은 율곡기념관을 나선 뒤에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파주에 남은 율곡 이이의 흔적들

율곡기념관을 모두 둘러보았다면 율곡 이이 신도비와 자운서원, 그리고 율곡 선생 가족묘를 돌아보도록 하자. 자운서원은 광해군 7년에 창건된 서원. 효정 원년에 자운이라 사액 받았다 하니, 왕의 대가 바뀌어 감에도 율곡 선생의 명성은 건재했던 셈이다. 자운서원은 율곡 선생의 위패와 영정을 봉안하고 있는 곳. 율곡 선생의 애제자였다 알려진 김장생이 설립을 주도한 서원이었다. 자운서원은 경기도 기념물 제45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니, 이를 알고 있다면 자운서원을 한층 더 특별한 눈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자운서원의 묘정비는 우암 송시열이 지었다 전해지는 것이니, 이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볼거리다.
 

자운서원을 나서 여견문을 지나면 율곡 이이의 묘와 그의 부인 곡산 노 씨의 묘, 부모인 이원수와 신사임당을 합장한 묘, 그의 형과 아들인 이선 묘와 이경림 묘를 포함하고 있는 율곡 선생 가족묘를 만날 수 있다. 율곡 이이는 물론, 율곡 이이만큼이나 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는 신사임당의 묘소까지를 함께 둘러볼 수 있으니 흥미로운 일. 율곡 이이가 가장 높은 자리에 배치된 가족묘의 구성 또한 흥미로운 것이다. 율곡 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기에 더욱 멋진 도시, 파주. 파주에 대규모 출판단지와 예술인의 마을이 들어서게 된 것 또한 학문과 예술을 사랑했던 그의 마음이 파주 땅에 남았기 때문이라 하면 과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