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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기명물
남원의 용아장성, 문덕봉(門德峰)의 봄
전북 남원은 높고 아름다운 산들로 둘러싸여, 요천을 따라 남북 방향으로 긴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 분지 지형의 도시이다. 산내면 부운리의 지리산을 필두로 운봉읍 용산리 바래봉, 아영면의 봉화산, 산내면 반야봉과 세걸산, 보절면 만행산 등 높고 아름다운 명산이 있는데, 특히 이곳에는 전북의 5대 바위 명산으로 대둔산, 장군봉, 구봉산, 고리봉과 함께 용아능선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문덕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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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기명물
남원 소리꾼의 성지 ‘구룡계곡과 구룡폭포’
판소리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 풍류를 잘 나타내주는 음악이다. 동편제와 서편제는 판소리의 양대 산맥으로 통한다. 이 중 동편제를 창시한 명창 송홍록 선생이 남원 태생이다. 그가 득음을 했다고 전해지는 ‘이곳’은 소리꾼들 사이에서 성지로 통한다. 남원시 주천면 호경마을과 고기마을 사이를 흐르는 구룡계곡이 바로 그곳이다. 특히 구룡계곡의 백미라 불리는 구룡폭포에서 수많은 명창들이 소리를 공부하고 득음을 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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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기명물
서어숲 연리지 보며 춘향이가 되어 볼까
“어쩌자고 여기다 마을을 짓는가? 여긴 사방이 뚫린 들판 한복판인디.” 연대 미상의 어느 날, 남원 행정마을. 근방을 지나던 스님 한 분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배산임수 지형은커녕, 휑한 들판에 집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 하지만 스님의 말을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후 수 년 동안 마을에는 전염병이 돌아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스님의 말을 안 들은 탓일까? 이후 어느 날, 이번엔 도사 한 명이 마을을 지나가다 말했다. “마을 북쪽에 성을 쌓으시오. 그리하면 액운을 막아줄 것이니.” 전과 달리 사람들은 그 말을 따랐다. 차마 성(城)은 쌓기가 힘드니 나무라도 심어 숲을 만들자는 데 동의했다. 그때 심은 서어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 오늘날 서어숲마을이 됐다. 숲이 생긴 후부터는 이곳에서 까닭 없이 죽은 이는 한 명도 없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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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기별미
섬진강 토종 미꾸리 맛을 보여주마, 남원 추어탕
이것은 무엇일까, 식탁 위에 올라와서도 펄펄 끓고 있다. 뚝배기 안을 ‘휘휘’ 저으니 건더기가 없다. 찬은 김치 또는 깍두기. 송골송골 땀을 닦아가며, 기울인 뚝배기를 닥닥 긁는 것은 추어탕을 먹는 과정이다. 호기심에 혹은 타의로 추어탕 집을 방문했다면, 우선 추어탕에 일견이 있는 사람과 동행하길 권한다. 시래기와 미꾸라지 살이 입안에서 기분 좋게 어울리고, 잔뼈가 입감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추어탕을 최상의 맛으로 친다. 뚝배기 안 미꾸라지 살은 유난히 하얗기 때문에 보는 즐거움도 상당하다. 초피향이 적당히 배인 국물에 만 밥은 다디달다. 여기에 맛나게 담근 김치가 어울리면 금상첨화. 추어탕 국물에 천연스레 밥을 말고, 숟가락이 뚝배기 바닥을 긁는 경박한 소리를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이제 추어탕의 본고장 남원으로 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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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기탐사
21세기에 들썩이는 춘향과 몽룡의 사랑, 남원 춘향제
'우리 둘이 사랑타가 생사가 하이 있어 한번 아차 죽어지면 / 너의 혼은 꽃이 되고 나에 넋은 나비되어 / 이삼월 춘풍시의 네 꽃송이를 내가 앉어 두나레를 쩍 벌리고 너울너울 춤추거든 / 니가 날인 줄을 알려무나.'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모르는 트래블피플이 있을까. 우리나라에 전해지고 있는 사랑 이야기 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 이야기를 말이다. 성춘향의 모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으나 이몽룡의 모델이 된 인물은 조선시대의 문신이었다 하니, 이 사랑 이야기도 수백 년은 족히 지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21세기의 5월에 춘향의 사랑타령이 울려 퍼지고 있으니, 두 눈을 크게 뜨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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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기문화
호국의 얼이 남아 있는 공간, 만인의 총
흔히 '남원'하면 성춘향과 이몽룡의 애틋한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남원은 가슴 아픈 역사가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만인의 총'은 정유재란 때 남원성에서 왜적과 싸우다 순절한 만여 명의 군·관·민을 합장한 묘이다. 과거 남원은 전라도와 충청도를 지키는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다. 이 때문에 나라에서도 남원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였으나, 수많은 의사들이 전투로 인해 장렬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얼과 희생정신이 살아 숨쉬는 만인의 총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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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기체험
남원 도공의 예술혼을 만나다, 심수관도예전시관
각종 도자기 문화가 잘 발달해 남아있는 일본에서도 명품으로 꼽히는 것이 ‘사쓰마 도자기’이다. 일본 본토의 최남단 큐슈 가고시마에서도 가장 남쪽에 위치한 사쓰마 지방의 도자기는 서양에서 ‘Satsuma ware’라는 고유명사로 불릴 정도로 전 세계에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런데 사쓰마 지방에서 맨 처음 도자기를 만든 이가 바로 남원의 도공 ‘심당길(沈當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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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기탐사
지리산에 다시 봄이 왔네, 바래봉 철쭉제
지리산 바래봉은 전국의 대표적인 산철쭉군락지로 매년 4월에서 5월 말이면 몰려드는 탐방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사계절 내내 등산객이 끊이지 않는 명산이기도 하거니와, 푸르기만 할 줄 알았던 이 산이 붉게 물든 풍경은 그야말로 오묘하게도 아름답기 때문. 게다가 매년 5월이면 남원시에서 주관하는 철쭉제도 주요 군락인 바래봉을 중심으로 열린다니 가보지 않을 수 없겠다. 반가운 철쭉놀이를 준비하면서 지리산에 이토록 큰 철쭉군락이 생겨난 별다른 사연도 한 번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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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기체험
지리산에 눈꽃이 피다! 동심되어 즐기는 지리산바래봉눈꽃축제
남원이라는 고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키워드로는 크게 세 개를 꼽을 수 있겠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랑이야기 중 하나인 춘향전. 두 번째는 추어탕의 대명사로 불리는 남원 추어탕이요, 세 번째는 전라북도와 경상남도 사이를 뻗어나간 지리산 줄기의 아름다움인데, 이 중 겨울이 되면 가장 ‘핫하게’ 떠오르게 되는 것은 역시 세 번째, 지리산에 대한 이야기이다. 매년 겨울, 남원에서는 지리산바래봉눈꽃축제가 막을 올린다.